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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론 사이보그 게이밍 키패드 리뷰 | 손가락의 모든 감각을 깨우는 29개의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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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이어ll안개소리 2023. 7. 1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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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게임을 잘 하지 못한다. 적어도 PC에서는 못한다.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에 전혀 소질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필자는 ‘모든 게임’을 컨트롤러로 하는 사람이다. 적어도 평소에 하는 모든 게임은 장르에 상관없이 컨트롤러를 사용한다.

 

ⓒ Foundry

 

약 1년까지는 이런 방식이 잘 통했다. 누군가는 아날로그 스틱으로 특정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 쉴 새 없이 떠들 수 있겠지만, 필자는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친구들과 PC에서 PvP 게임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필자는 <씨 오브 시브즈(Sea of Thieves)>를 하던 중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가 타고 있던 보트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고 말았다(필자의 캐릭터 이야기다). 그다음에는 전투 상황에서 상대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쏘려고 했지만, 상대가 요리조리 잘도 피하는 바람에 보기 좋게 빗나갔다.

 

도움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본인은 확실히 능력이 부족하니 친구들이나 신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다들 그러듯이 무언가를 구매하면 문제가 해결되라는 기대를 품었다. 구체적으로는, 시중에 나와 있는 것 중에 가장 이상하고 미친 듯하지만 가장 멋지다고 할 만한 게임용 키패드를 구입했다.

 

아제론 사이보그 게이밍 키패드의 등장

ⓒ Foundry

 

필자가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할 때의 문제는 키보드다. 무슨 이유인지 WASD 키를 사용한 방향 이동이 아직 익숙하지 않다. 여기에 그 주변의 능력 발동 키까지 더하면 손과 머리가 따로 노는 느낌이다.

 

그러다가 지난 4월 레딧의 PC 조립 관련(r/buildapc) 쓰레드에서 우연히 발견한 환상적인 PC 액세서리가 떠올랐다. 바로 아제론 사이보그(Azeron Cyborg)다. 생긴 것은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로봇의 손 같지만 실제로는 ‘썸스틱’이다.

 

PvP 게임에서 상대를 죽이지는 못하고 상대에게 죽임만 당하던 초반 몇 주 동안 필자는 왼손으로 썸스틱을 사용해 이동하고 오른손으로는 마우스로 조준하면 양쪽의 장점을 다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레이저 타르타로스(Razer Tartarus)를 비롯해 이와 비슷한 게임용 키패드는 완전 360도 아날로그 스틱이 아니라 방향패드만 있었다.

 

필자는 아제론 사이트에서 상태 좋은 중고 모델 시세가 140달러인 것을 보고 새로운 발견을 일종의 계시로 받아들였다(신품은 약 200달러). 충동구매는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물건은 반드시 사야 할 운명 같았다. 팀 내에서 항상 약점이 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구매를 부추겼을 수 있다.

 

배송비 25달러를 추가해 구매한 제품은 라트비아에서 발송돼 며칠 후 PCWorld 사무실 문 앞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그리고 필자는 그제서야 냉정한 진실을 맞닥뜨리게 됐다.

 

새로운 문제의 발생

ⓒ Foundry

 

아제론 사이보그는 버튼이 손끝 위에 위치한 기본 모델과 버튼 위치가 더 낮은 컴팩트 모델이 있다. 기본 모델은 썸스틱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필자가 반짝이는 보라 색상의 중고 컴팩트 모델을 구매할 당시에는 완전히 과소평가한 기능이다.

 

아제론 사이보그 키패드는 현란한 프로그래밍은 물론 조절도 가능하다. 매핑할 수 있는 키는 총 29개며, 그중에는 5방향 로커 스위치와 썸스틱도 있다. 키 매핑은 지극히 간단하다. 아제론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해 키를 지정할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별도의 프로필 2개가 제공된다. 키를 누르는 느낌도 좋다. ‘딸깍’하는 피드백이 만족스럽다.

 

필자가 한 게임(주로 오버워치 2)에서는 가까이에 있는 13개 버튼을 다 사용하지도 않았다. 손에 잘 맞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몇 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새끼손가락으로 근처의 키를 누르는 것이 쉽지 않다. 두 가지 크기의 키패드 중에서 작은 것을 구매하고 각 키 타워의 위치를 열심히 조절해도 이렇다. 거리와 간격은 바꿀 수 있지만 손 전체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지점은 찾지 못했다.

 

그러나 손에 잘 맞지 않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컨트롤러에 익숙해져 있는 머슬 메모리를 극복하는 것은 필자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

 

늘 그렇듯, 문제는 나 자신

ⓒ Foundry

 

성장기에 필자는 다른 게임은 거의 배제하다시피 할 정도로 플랫포머 게임과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했는데, 이런 점이 드러나는 것 같다. PvP 게임에서 필자의 주요 문제는 이동이다. 최악의 초심자가 하듯이 직선으로 걷는다. 그러나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플랫포머 게임에서는 그런 종류의 변함없는 이동을 통해 보상을 받는다. 필자는 바로 그런 부분을 최적화하는 데 무수한 시간을 보낸 반면 그 반대가 보상을 받는 장르(그리고 게임 모드)에 대한 노출은 부족했다. 따라서, 필자의 첫 번째 문제는 좌우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한 좌우 움직임이 ‘잘못된 것’으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아쉽게도, 아제론 게이밍 키패드는 썸스틱이 있기 때문에 이 2가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사실, 위험 부담이 낮은 오버워치 경기에서 억지로 WASD 키를 사용해 보기 전까지는 두 번째 문제를 알지도 못했다. 스틱을 앞뒤로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것보다 확실히 구별된 두 개의 키를 눌러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알게 되었을 때는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세 번째 문제. 필자는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손가락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 일반적인 컨트롤러 사용자인 필자는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엄지와 검지 손가락만 사용한다. 가끔 범퍼 버튼과 트리거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할 때는 가운데 손가락을 동원할 때가 있지만, 극히 드물다(엑스박스 엘리트 같은 고급 컨트롤러에는 버튼이 더 많아서 손가락이 더 많이 필요할 수 있지만, 필자는 그런 종류의 컨트롤러를 사용하지 않는다).

 

네 번째 문제는 제어장치가 컨트롤러와는 다르게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제론 사이보그에서는 마우스 및 키보드 사용 시 왼손으로 수행하는 기능의 개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폼팩터로 제공될 뿐이다.

 

컨트롤러와 비교하면 필자가 익숙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컨트롤러에서는 오른손으로 아날로그 스틱(카메라 각도/근접 전투), 4개의 전면 버튼(주로 총격전에서 무기 선택, 재장전, 점프, 쭈그리고 앉기에 매핑), 그리고 숄더 버튼과 트리거 버튼(능력)을 조작한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오른손이 왼쪽 클릭(기본 능력), 오른쪽 클릭(보조 능력 또는 확대/축소), 스크롤 휠(무기 선택/근접 전투)을 담당한다. 적어도 기본 마우스에서는 그렇다. 필자는 현재 기본 마우스만 있다.

 

정리하자면, 필자가 PvP 게임을 어느 정도라도 하려면 다시 해야 할 훈련과 새로 키워야 할 머슬 메모리가 많다.

 

최종 결론

ⓒ Foundry

 

비록 아제론은 필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충족해 주지는 못했지만, 필자는 실망하지 않았다. 성공 확률이 낮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필자는 이 제품이 훌륭한 키패드라고 생각한다. 특히 커스터마이징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외관도 마찬가지다. 새 제품을 구입할 경우, 색상(재미있는 색조가 매우 많다), 손바닥 받침대 스타일, 썸스틱 스타일, 주로 사용하는 손(오른손 또는 왼손)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아제론 사이보그는 필자가 오랫동안 마우스와 키보드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를 알려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했다. 오버워치에서 타격 감지 캐릭터를 활용할 때 필자의 게임 플레이가 더 나아졌다. 이를테면 지원 영웅 아나를 플레이할 때 명중하지 못하는 횟수가 줄었다. 물론 실력은 여전히 형편없지만, 완전히 형편없지는 않았다. 나이 들고 경직되면서 반사 동작이 둔해지고 정밀한 썸스틱 움직임이 더욱 어려워진 점을 효과적으로 상쇄해 주었다.

 

컨트롤러를 사용하던 필자의 옛 동료들은 데모 중에 PC 플레이어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 개발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때 필자는 그런 실력의 절반이라도 따라가기를 꿈꿨지만 이제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제론 사이보그에 대한 필자의 실질적인 불만 사항은 잘못된 모델을 구입했다는 점 이외에는 없다. 컴팩트 버전의 썸스틱은 조절할 수 없으며, 필자의 좁은 손이 편안하게 느끼기에는 너무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방향 스위치의 위치가 바로 필자가 원하는 썸스틱의 위치다. 이제론 사이보그로 게임을 약 90분 이상 하고 나면 손이 아프다. 만일 썸스틱과 로커 스위치의 위치를 바꾼 케이스를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 파일을 누군가가 공개해 준다면 필자는 좀 더 오랫동안 게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찌 됐든 아제론 사이보그 덕분에 필자는 마우스와 키보드에 허덕이지 않는다. 언젠가는 기본적인 WASD 키 사용 능력을 갖출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당분간 그럭저럭 버틸 도구가 생겨서 만족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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